2023 회고
회사를 다니고 1년이 지났다. 2023년이 빠르게 지나갔다. 짧은 2023 후기이다.
...사실 2023년에 회고를 안 쓰고 먼 미래에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나는 일만 간단히 적어본다.
회사에서 1년을 보냈다
1월 2일부터 입사해서 정규직으로 한 해를 일했다. 사실 일을 했다기보다는 교육을 받다 보니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갔다. 첫 2개월은 그룹사 단위의 신입 연수를 하고 (코로나로 인해 재택 근무로 진행해서 매우 만족했다), 4개월은 같은 직무 동기들과 교육을 받고, 이후 팀 배정을 받아서 멘토링을 받으면서 업무를 익혀 나갔다. 신입사원 직무 교육이 끝날 때 시험을 치뤘는데, 성적이 좋아 상을 받았다. 상장과 소정의 상금을 받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특전이 있었다. 바로 팀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 팀에 지원하고 나서야 알았지만, 상 받은 친구들은 원하는 팀에 바로 갈 수 있도록 담당님(부사장님)께서 배려해주셨다고 한다. 고심 끝에, 장비와 관련된 전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팀에 지원했는데, 사람들이 다들 좋고 팀 분위기가 좋아 만족스럽다. 교육 기간이 굉장히 긴데, 지나고 나니 '이렇게 했으면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업무 지식을 빨리 익혀서 일을 많이 하는 것이 행복한 일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나름 만족스럽게 시간을 보냈다.
프로포즈와 결혼 준비
프로포즈를 하고, 내년에 결혼을 하게 됐다! 당시 4년 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고, 여자친구는 은연중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불꽃놀이가 터지는 가운데 프로포즈를 받고 싶어!"
시간이 흐르고 또 다른 어느 날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른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햇살이 비치고, 조용한 공간에서,
어바웃타임처럼 프라이빗한 프로포즈를 받고 싶어."
서프라이즈 프로포즈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두 요구사항을 다 만족시키고 싶었지만 그러기 쉽지 않았다. 불꽃놀이는 기본적으로 밤에 하지 않는가? 물론 여자친구가 두 가지를 AND로 생각하고 바란 건 아니었겠지만 나는 두 개 다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좋은 생각이 났다. 그 무렵, 여자친구가 내게 주식 메모를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그 안에 불꽃놀이를 숨겨서, 아침에 보여주기로 했다. 프로젝트 코드는 여기에 있다.
기본적으로 Apple의 Notes 디자인을 가져가며, React 등의 라이브러리 없이 순수 JavaScript로 구현했다. 아, 불꽃놀이 화면은 fireworks-js를 이용했다.
종목 추가, 주식 수량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간단한 메모도 입력이 가능하다. 메인 화면에서 편집 버튼을 누르면 왼쪽 상단에 ? 버튼이 뜨는데, 버튼을 누르면 불꽃놀이 화면으로 넘어가도록 되어 있다. 결전의 날, 여자친구의 바람대로 이른 아침에, 전에 부탁했던 앱을 다 만들었다고 보여주면서 서프라이즈! 했다. 불꽃놀이 화면이 펑펑 터지고 있을 때, 구석에 숨겨 놨던 반지랑 꽃을 가져와서 프로포즈 했다. 화면을 크게 보여주려고 아이패드로 보여준 건 덤... 결과는 다행히 YES! 였다.
몽골 여행
8월에 몽골 여행을 갔다. 여자친구의 친구 2명과 함께.. 4명이서 몽골로 떠났다. 집돌이인 나에게 하루 7시간 이상 차로 이동해야 하는 몽골 여행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비현실적인 자연을 실컷 구경했다. 하늘, 나, 땅 밖에 없는, 360도 돌아봐도 똑같은 지평선인 곳부터(여기서 차가 고장났는데 태연하게 티츄를 열심히 했다.) 드넓은 초원과 사막까지... 살면서 가본 곳 중 가장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었다. 도시 여행 보다 자연이 좋다면 강력 추천한다.
여담으로, 양복과 드레스를 열심히 챙겨가서.. 친구의 도움으로 웨딩 사진도 찍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참여 후기 공모전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에서 참여 후기 공모전을 했다. 감사하게도 1등 상과 상금 50만원을 받았다. 원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다. 조회수가 타 글 대비 압도적인 17000이다.. 그리고 인터뷰도 했다.. 첫 YouTube 데뷔를 했다. 영상을 아래 남긴다. (조금 오글거리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A3GOkd7ftFw
마무리
후기를 길게 쓰면 쓰는 쪽도 읽는 쪽도 서로 힘드니 짧게 마친다. 즐거운 2023년이었다.